컴퓨터 바이러스가 휴대용PC나 데스크탑 컴퓨터 세상을 넘어 휴대전화로 번지고 있네요. 손가락 까딱 잘못 놀렸다가는 골치 아파지는 세상입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최근 약 100만대의 휴대전화를 새로운 유형의 좀비바이러스가 감염시켰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네요. 피해지역은 베이징 등지로 늘어나고 있답니다.
착발신 기능이 전화기의 생명이었건만 요즘 전화기는 더 이상 그런 전화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없어도 될 것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줄지어 등장하면서 사용자의 욕구도 무한대로 팽창해가는 것 같습니다. 음악과 영화 감상, 전자책, TV 시청, 게임, 검색 기능 등 예전에는 ‘덤’이나 장식품 같던 기능이 강조되면서 ‘소형 컴퓨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휴대전화의 진화를 노린 바이러스 확산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휴대전화를 노리고 만들어졌던 초기의 바이러스는 생명주기가 짧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400여종 이상으로 알려진 모바일 바이러스는 점차 더욱 생명력이 질기고 강력한 바이러스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에 등장한 휴대전화 바이러스는 백신프로그램, 게임 광고 등으로 위장한 것이라고 하네요. 바이러스에 첨부된 문자메시지를 열면 바이러스가 심어지고, 휴대전화에 내장된 메모리카드의 정보가 해커에게 자동으로 전달됩니다. 이어 원격컨트롤에 의해 유료 링크에 연결하거나 SMS 이용료로 돈을 빼내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감염된 휴대전화가 ‘좀비’ 역할을 하며 다른 휴대전화를 감염시키기 때문에 피해액은 하루 약 30만달러(3억6천만원)나 된다고 합니다. 정보유출에 따른 또 다른 피해도 예상됩니다.
한국은 정부가 한국형 운영체계(OS)격인 ‘위피’의 휴대전화 탑재 의무화 규정을 올해 4월 폐지함에 따라 개방형 OS인 윈도 모바일·리눅스·심비안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어날 전망이지요. 그만큼 모바일 바이러스의 위협이 커진만큼 개개인의 경각심을 넘어 관련 보안업계와 정부가 지혜를 모아 대책을 강구할 때가 아닐까요.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