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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보기술로부터 자녀 지키기
등록일
2012-01-12
조회
60946

 요즈음 자녀들에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선물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들의 성화에 못 이겨 아직도 충분히 쓸 만한 컴퓨터나 휴대폰을 없애버리고서 말이다. 정보화 시대의 과소비 현상인데 세상이 온통 그렇게 돌아가니 어쩔 수 없다.

기왕 새로운 정보 기기를 사주기로 했다면 이것 한 가지는 꼭 다짐을 받아두자. 새로운 정보기술이 가진 ‘부정적 측면’도 있으니 스스로를 잘 지키도록 하라고. 부모들의 무관심 때문에 자녀에게 사준 값비싼 정보 기기가 득이 되지 않고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 1만9천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무얼 하는지 아느냐’고 묻자 9%는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자녀들에게 ‘부모가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무얼 하는지 아느냐’고 물어보자 16%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자녀와 부모의 생각이 차이가 난 것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자녀들의 정보화 기기 이용 실태를 모른다는 것을 뜻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경우는 어떤가?

 자녀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보호 프로그램을 설치해 특정한 단어가 포함된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을 유해 정보로부터 지키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 이번 영국의 조사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포르노 광고 메일 등 스팸에 노출되는 등 ‘부정적 경험’을 한 비율이 30%에 이르렀다. 아마 한국에서 같은 조사가 이뤄졌다면 ‘거의 100%’로 나타날 것이다. 한국이 정보화 기술은 앞서갈지 모르나 이에 따른 윤리의식은 한참 뒤떨어진다는 우려가 크다. 쓰레기더미 같은 저 댓글들을 보라.

 아이들이 호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리며 종일 ‘끼고 살다시피 하는’ 스마트폰에 연결된 세상에는 폭력적 내용, 범죄에 관한 것, 포르노 영상 등의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가 넘실댄다. 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은 방안에 틀어박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전자메일, 유튜브, 카카오톡 등을 통해 부모 대신 사이버 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부모들의 애정 어린 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IT회사들도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휴대폰으로 오가는 메시지나 사진, 동영상, 통화내용을 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나왔다. 또 GPS 추적을 통해 동선을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성범죄 전과자들에게 전자발찌를 채워놓고 행동범위를 파악하는 프로그램과 같은 원리이다. 꼭 이래야만 하는 것인지!.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시대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자녀들은 우리가 사는 이 시대보다 더욱 더 발전된 정보기술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무조건 새 것, 비싼 것만 사준다고 아이들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보다 성숙해진 눈으로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들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정보 기기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자녀들과 ‘새로운 방식의 의사 소통’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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