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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가면’ 정보 사회에 편승하다
등록일
2011-11-18
조회
64131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돼 세계 주요 도시로 번진 반(反)금융자본 시위 덕에 유명해진 가면이 있다.
  콧수염을 그려넣은 순한 얼굴의 마스크, ‘브이 포 벤데타 가면’이다. 살벌한 요구를 내건 시위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이미지 때문에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2006년 개봉된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에서 주인공이 썼던 가면이다. 해킹그룹 ‘익명(Anonymous)’이 시위 때 신분을 감추기 위해 쓰면서 널리 유행하게 됐으며 위키 리크스와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탄압 중지를 요구할 때도 역시 이 가면이 등장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 ‘브이’는 전체주의 국가를 전복하기 위한 혁명운동에 앞장선다. 
  마스크의 지적재산권을 가진 '브이 포 벤데타' 영화 제작자, 타임워너사는 1개 6달러인 마스크를 올해만 10만개 이상 팔아 수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구체제’를 떠받치는 한 기둥에 해당하는 대기업에 이익을 주는 것이 싫다는 일부 시위대는 중국 등지에서 복제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 가면의 주인공은 1606년 영국 국회 의사당 지하실에 폭약을 터트려 국왕을 살해하려다 처형된 가이 포크스(Guy Fawkes)라는 주장도 있다. 가이 포크스는 성공회로 개종하라며 영국왕 제임스1세가 가톨릭을 박해하자 이를 거부하고 급진적인 가톨릭 세력의 역모에 가담했던 것. 대다수가 성공회 신자인 영국인들은 이후 가이 포크스를 조롱하기 위해 이 마스크를 쓰고 축제를 벌이곤 했다는 것. 시위대가 4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 마스크를 생각해낸 것은 아니라는 게 다수설이다.

  400년 전 실존인물과 5년 전 영화 주인공 가운데 누구를 본뜬 것인지를 떠나 어쨌든 시위대가 가면을 쓰고 시위 현장에 나타난 뒤 ‘브이 포 벤데타 가면’은 유명해졌다. 휴대전화 문자와 동영상, 그리고 유투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등 ‘뉴미디어’를 통해서 알려진 것 보다 신문 방송 잡지 등 각종 ‘올드’ 미디어의 덕도 크다는 점이 흥미롭다. 하기야 현장 시위라는 것 자체가 인류의 오래된 몸 커뮤니케이션이 아닌가.

 하지만, 이들이 가면을 쓴 점은 걸린다. 자본주의 사회 체제에서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친 이익을 누려온 이들을 향한 분노를 드러내면서 구체제의 가면을 벗기고 체제를 개혁하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가면을 쓰고 있다.
 뉴욕 한 모퉁이의 시위가 새로운 정보통신 수단의 힘을 받아 금세 세계 각지로 확산되는 글로벌 정보 사회. 해킹, 악성 바이러스 유포 등 정보 사회에 편승한 각종 사회악도 새롭게 늘어간다. 브이 포 벤데타 가면이 체제 개혁 요구의 상징이 아니라, 우리가 맞이한 정보 사회의 몰가치성과 익명성을 상징하는 것은 아닌지 어쩐지 걱정이 된다.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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