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사내 방침에 따라 일괄적으로 PC에 대한 보안 조치를 취하는 사람도 막상 집에서 사용하는 PC에 대해서는 무신경한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영국의 가정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의 94%가 PC에 보안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반면, 러시아의 경우는 83%만 보호장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온라인 보안회사인 ‘G 데이터’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네델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러시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북미와 유럽 11개 국가의 온라인 사용자 1만6천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이다.
같은 유라시아 인종이라도 국가별, 민족성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 같아 흥미롭다.
한편 보안 프로그램을 깔 때 영국인은 대부분 프로그램 전체를 통째로 깔았는데 비해 러시아인들은 40%만 전체를 깔았고 나머지는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만 까는 ‘요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셜 네트워크의 링크를 클릭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친구건 모르는 사람이 보낸 것이건 ‘무조건 열어본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27.7%의 러시아였다. 역시! 보안프로그램도 신경을 적게 쓰는 나라가 링크를 무턱대고 클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신중하게 열어보는 나라는 어디일까? 스팸 피해를 가장 통감하고 있는 탓인지 미국으로 15.8%였다.
반면에 아예 안 열어보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프랑스(60.2%)로 나타났다. 프랑스 사람들은 ‘귀챠니스트’ 계열인가 보다.
영국인들은 한결같이 너무 컴퓨터 보안에 대해 겁에 질려 지내는 겁쟁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러시아인들처럼 ‘무슨 일 있겠어?’ 하는 식이 나중에 큰 화를 부르게 된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같은 차이가 각종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격차를 빚어내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어떨까?
아마 러시아인 쪽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싶다.
끝없이 전해지는 인터넷 공격, 데이터 유출, 새로운 악성프로그램, 사이버 범죄자들의 동향 속에 사는 우리. 러시아 인처럼 근거 없는 대범함 보다는 영국인처럼 약간의 신경과민이 되는 것이 적어도 컴퓨터 보안을 위해서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