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50대 중반의 한 CEO와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깜짝 놀랐다.
그가 책임지고 있는 회사는 온라인 관련 금융기업이자 코스닥 상장회사였고, 그는 20년 넘게 관련 분야에서 일해 온 경영학 박사 출신. 그런데도 자신의 회사가 어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마 ***제품이 아닌가 모르겠네요. 보안상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아서 신경 안 쓰고 있었지요. 허, 허”
컴퓨터 바이러스로부터 프로그램을 보호하는 것은 정보화 사회의 거친 벌판에서 생존해야만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생사의 문제나 마찬가지. 개인 말고도 기업, 특히 온라인 거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업에게 사이버 보안 대책은 생명선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직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다. 농협 전산망 사고 등이 잇달아 터져도 금세 잊고 만다.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천하태평일까.
개인이나 기업이 적절한 컴퓨터 바이러스 제품을 고르는 것은 컴퓨터 제품 구입시 시스템 사양과 사용의 간편성 등을 잘 따져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몇 가지 체크 포인트를 소개한다.
1. 업데이트: 거의 매일 신형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있다. 자주 업데이트를 하도록 해주는 바이러스 소프트웨어가 아니면 바이러스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정보를 지킬 수 없다. 정기적으로, 자주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혹은 매주 자동으로 업데이트를 해주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도 좋다.
2. 시스템 사양: 아무리 소프트웨어가 기능적으로 완벽해도 컴퓨터 OS(operating system)와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바이러스 백신 제품을 고를 때에도 이 점을 고려해서 바이러스 제품이 차지하는 메모리 용량의 크기를 따져봐야 한다. 똑같은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면 가벼운 엔진이 좋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3. 사용하기 쉬운 것: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사용하기 힘들면 말짱 헛것이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 전에 데모를 한번 보아야 한다. 사용이 쉬운 지, 소프트웨어의 제어판을 보고 모두 이해가 되는지 체크해야 한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다른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남이 다들 그 제품을 쓰니까 나도 덩달아 쓰고 보자는 생각은 잊자.
4. 스캔리포트: 스캔 한 뒤 충실한 내용의 결과 보고서를 내놓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찾아내 어떻게 치료했는지 그 내용이 충실할수록 좋다.
요즘은 정식으로 구입하기 전이라도 온라인상으로 상당기간 무료로 컴퓨터 바이러스 제품을 사용해보며 테스트해볼 수 있어 편하다. 오늘 한 땀의 바느질이 훗날 열 땀의 수고를 덜어준다.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