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 나스닥(Nasdaq) 컴퓨터 망이 해커들에 의해 침입당한 사실이 밝혀져 미국 연방 수사국(FBI)이 수사중이란 소식입니다.
컴퓨터 주식거래 망이 해킹됐다면 전자상거래의 핵심이 흔들리는 것이기에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지요. 아직까지 구체적 피해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나스닥 주식거래망을 이용한 기업체들은 자신들의 컴퓨터망도 당했을까봐 걱정들이 큰 모양입니다.
2010년 이같은 해킹이 발생하자 미국 재무성 산하의 비밀 수사국(Secret Service)이 수사를 벌였으나 단서를 찾지 못하자 최근에는 FBI가 수사를 넘겨받았습니다. 수사당국은 해커들의 목적을 이렇게 추정하고 있답니다. 비정상적 투기를 통해 거액의 금융소득을 올린 이들을 상대로 협박하기 위해 해커들이 해당 자료를 훔친 것 같다고. 일반인들에게는 피해가 없고, 범죄적 행위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다시 뜯어가는 식이지요. 과연 ‘나는 놈 위에 뛰는 놈’ 있는 셈이라고 할까요. 그렇기는 하지만 이같은 나스닥 시장의 컴퓨터망 해킹은 미국이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근간의 하나인 전자 상거래의 기반을 위협하는 것이기에 FBI가 필사적으로 해커를 쫓고 있는 것이지요.
해커들은 미국 금융거래망에 불법프로그램을 침입시켜 거래 내역을 샅샅이 감시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 해커집단이 어떤 거래 자료를 빼내 간 것인지 아직까지 아리송한 상태라고 합니다. 대기업은 설사 자신들의 컴퓨터망이 해킹을 당해도 흔히 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때문에 수사를 확대하는데도 애로가 크다고 하네요.
왕년에 깡패들은 술집에서 깽판을 부리는 고전적 수법으로 돈을 뜯어 갔지요. 하지만 깡패들도 수업을 거듭해 이제는 상당수가 기업화되었지요. 버젓이 무슨 부동산 개발입네, 파이낸싱이네 간판을 걸어놓고 손에 ‘피 묻히지 않고’ 목돈을 챙기지요. 해커들도 깡패 변천과 닮아가는데 요즘은 푼돈을 노리기보다 거대한 금융거래망을 타켓으로 하지요. 일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음험한 그늘에서 만들어지는 검은 돈과 공생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미국 수사당국은 해커들을 추적한 결과 러시아에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냥 러시아를 중개기지로만 삼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스닥 웹사이트는 1999년에 해킹을 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 내부망에는 피해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지요.
유사한 사례가 한국에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요. 만사 불여튼튼, 컴퓨터 보안에 거듭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에브리존 고문 조헌주